월간지 201-250 239호 요한아, 사랑해

[부모와 자녀] 요한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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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5일은 우리 집 둘째 요한이가 태어난 날입니다. 요한이는 이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나이이지만 키는 아빠보다도 2cm나 크고 발 크기는 265mm에 이르는 조금은 거대한(?) 아이입니다. 비록 덩치는 또래 아이들보다 많이 크지만 우리 집에서 가장 귀엽고 개구쟁이이지요. 또한 먹을 것이 생기면 꼭 엄마 아빠에게 먼저 맛을 보이고 난 후에 자기가 먹는 착한 아들이기도 합니다. 그런 엄마 아빠에게 사랑스런 요한이지만 우리 요한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남들이 겪지 못한 아픔을 견디며 묵묵히 잘 참아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신마취 7번을 하고 수술을 7번을 하고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많이 놀라셨을 텐데요. 하지만 죽을 병은 아니니 염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요한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분만실 분위기가 조금 이상했던 것 같습니다. 막 태어난 갓난아이를 보여주지도 않고 어디론가 데리고 간 것이었습니다. 며칠 뒤에서야 간호사가 우리 부부를 불러서 다른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 한쪽으로 데리고 가더니 우리 요한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요한이를 처음 보았을 때 갑자기 숨이 멎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나 예쁜 아기였기 때문이지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위하여 요한이를 만들어 주실 때 너무 심혈을 기울여 만드시느라 깜빡하시고 먹물 한 방울을 요한이 얼굴에 묻히신 것이었습니다.

요한이는 백일이 되었을 때 가장 예뻤습니다. 피부는 어찌나 맑고 하얗던지요. 그리고 두 눈은 어쩌면 그리도 사슴처럼 빛났던지요. 보면 볼수록 하나님의 걸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예쁜 아기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인 걱정이 있었습니다. 우리 요한이의 예쁜 얼굴을 누군가 시샘이라도 하듯이 까만 점이 한쪽 이마와 왼쪽 눈을 아슬아슬하게 비껴서 볼 위로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우리 요한이가 하나님의 기막힌 선물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사람들은 지나가다가 요한이를 신기하듯이 쳐다보겠지요.

하지만 우리 부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 요한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어쨌든 우리 눈에는 요한이가 너무나 사랑스러웠기 때문이지요. 어떤 사람들은 요한이 헤어스타일이 멋있다고 하면서 어느 미용실에서 했는지 물어보기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요한이가 너덧살이 되면서 시골로 이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당시 우리가 다니던 교회에 홈스쿨을 하시는 목사님이 초청되어서 오셨는데, 홈스쿨을 통해서, 하나님의 자녀들은 세상 법칙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말씀이 옳다고 여겼고, 그래서 양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요한이를 포함해서 아이들 4명이 양양에서 한없이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집 앞 물 맑은 냇가에서 물놀이도 하고, 다슬기도 잡고, 거친 물살에 몸을 맡기며 목욕도 하였지요.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파도와 놀기도 하고, 설악산 울산바위도 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요한이가 자기의 얼굴을 보면서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던지 가족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을 극도로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낮잠을 자다가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울기 시작하면 아무리 달래도 소용이 없는 일들이 많아졌습니다. 어느 날인가 갑자기 집에서 요한이가 심하게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리고는 엄마, 엄마, 울면서 고함을 치며 마당을 가로질러 도로를 향해 쏜살같이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와 동시에 트럭이 속도를 내며 집 마당 앞 도로를 달려오고 있었는데 간발의 차이로 트럭이 지나간 후에 요한이가 도로로 뛰쳐나온 것이었습니다. 요한이는 아마도 자신의 얼굴 때문에 우리가 자기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무도 없으면 불안해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요한이를 안아주면서 등을 어루만지면서 우리는 너를 너의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는 것처럼 그리고 약속했습니다. 꼭 너의 점을 없애는 수술을 해 주겠노라고….

요한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쯤 되었던 그 시점에서 요한이의 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 병원 성형외과에 입원을 하고 다음날 전신마취를 하였습니다. 1차 수술은 점 근처 깨끗한 피부 안으로 물주머니를 삽입하는 수술입니다. 점을 없애는 방법은 삽입한 물주머니 부위가 아물면 물주머니에 1주일에 30밀리 정도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피부를 조금씩 부풀립니다. 그렇게 넉달 정도 물을 넣으면 물주머니 위 피부가 마치 커다란 혹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그런 후에 다시 2차 수술을 합니다. 이번에는 부풀어진 깨끗한 피부만큼 점을 잘라내고 그곳에 깨끗한 피부를 덮고 봉합합니다.

그런 후에 약 1년 정도 지나서 다시 3차 수술을 준비합니다. 완전히 점을 제거하려면 그런 수술을 최소 8번 정도는 할 각오를 해야 합니다. 1차 수술이 끝난 후 병실에 돌아온 요한이는 몹시 아픈 모습이었습니다. 얼굴 전체가 약품으로 얼룩져 있었고 이마와 눈은 퉁퉁 부어 있었으며 커다란 붕대가 머리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요한이는 마취가 풀리면서 심한 구역질을 해댔습니다. 입안에서는 마취약 냄새가 숨을 내쉴 때마다 진동했습니다. 요한이는 심한 구토와 함께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정말 부모인 우리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요한이의 고통을 저희에게 주시면 감사히 저희가 감당하겠다고 수도 없이 기도했습니다.

5차 물주머니 삽입 수술을 끝내고 6차 수술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담당 집도 의사께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갑자기 미국 유학을 가셨다는 연락이 병원으로부터 왔고 수술은 당분간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우리는 정말로 걱정이 되었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담당의사 선생님이 빨리 오시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7개월 후에 선생님은 병원에 복귀하셨고, 요한이의 수술은 재개되었습니다. 그런데 요한이의 수술비가 턱없이 낮게 나왔습니다. 전체 수술비의 10%만을 우리가 부담해도 되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께 전화를 걸어서 혹시나 선생님이 우리 대신 부담하셨는지 물었는데 선생님은 요한이가 복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그저 믿어 드렸는데 이런 행운이 우리에게 왔습니다. 이제 요한이는 7차 수술을 하였습니다. 수술비가 180만 원이 나왔는데 우리는 단지 14만 원만을 부담할 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요한이와 우리 가족을 주님께서 보호해 주시고 있음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요한이가 물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저에게 점을 가지고 태어나게 하셨을까요?” 우리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방법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주님의 일을 하나하나 이루어 가심을 우리가 알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요한이를 통해서 이루어 가실 주님의 일을 감사함으로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를 돌보아 주시는 주님께 감사의 찬송을 드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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