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 201-250 238호 야! 안돼, 더러워

[주님께서 주신 선물] 야! 안돼, 더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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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의 3번째 이야기

엄마~ 엄마~ 엄마… 하루에 “엄마”하며 외치는 소리를 수백 번은 듣는 것 같습니다. 무엇인가를 원하는 것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혹은 자신의 목소리 톤이 신기해서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아무튼 단비의 입술에서 불리는 엄마라는 호칭이 기쁘기만 합니다. 단비가 이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단비 엄마로 지낸 지 벌써 10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작고 아름다운 생명체가 엄마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가며 뿜어내는 하나하나의 표정과 몸짓이 아슬아슬하면서도 사랑스럽습니다.

단비가 두 달 전부터는 모유 수유를 끊고 분유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치아가 6개나 올라왔기에 양치질을 일찍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마지막 수유를 마치고 얼마 뒤 다정한 소리로 “단비야 치카치카 하자~!” 하면서 핑거칫솔과 소독된 가제 수건을 준비합니다. 해맑은 얼굴로 엄마를 바라보다가 엄마 손에 들려있는 그것들을 보고는 미리 예상한 듯이 환한 얼굴이 찡그려지기 시작합니다. 칫솔이 들어가기 전부터 전쟁은 시작된 것이지요. 울음이 터지면서 본능적으로 몸부림치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있는 힘을 다해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또 밀어냅니다.

칫솔질을 시작하면 손가락을 물어버리며 입술도 있는 힘껏 닫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저는 아랑곳하지 않고 종일 먹은 음식물로 더러워진 치아와 혀를 문지르고 닦아냅니다. 한달 전부터 양치질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주고 있지만 아직은 그 의미를 잘 모르기에 매일 울면서 치카치카를 합니다. 좀 더 성장해서 양치질을 반드시 해야 할 필요성을 알게 된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엔 잊지 않고 우는 딸을 사랑의 팔로 꽉 안아줍니다. 딸도 저를 안아줍니다. “잘했네 잘했어~ 잘 참아줘서 고마워 ~”라고 토닥토닥 해주면 울음을 그치고 엄마를 쳐다보며 포옹으로 다시금 평화가 찾아옵니다.

요란한 칫솔질을 하면서도 이렇게 사랑이 오고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입맞춤과 포옹으로 모녀는 하나가 됩니다. 엄마 품에서 한참을 안겨 두리번 두리번거리다 내려와 자리에 앉습니다. 앉자마자 큰 장난감부터 손에 쥐고 맨 먼저 입으로 들어갑니다. 조그마한 입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것들을 만지작거리다가 싫증이 났는지 던져 버리고 또 다른 것을 가지고 빨고 물어뜯는 것을 반복합니다. 단비의 경우에는 장난감보다는 생활용품들에 큰 호기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단비의 손과 발 그리고 입은 항상 쉴 새 없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여러 에피소드를 만듭니다. 빨래더미를 보면 그 앞에 앉아 이것저것 종류대로 입에 넣어 물고 빨면서 만지작합니다. 그러면 뒤늦게 그 모습을 본 저는 “안 돼~ 입에 넣으면 더러워”라는 말을 먼저 꺼냅니다.

놀다 보면 앞보기 자세로 안고 다니다가 냉장고에 붙어 있는 광고용 자석을 보면 손을 뻗쳐 쥡니다. 그리곤 입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 저는 또 “안 돼~ 더러워 입에 넣지 마!”라고 이야기합니다. 머리카락을 묶어 줄 때마다 빗을 물고 빨려고 합니다. 웬만하면 허용을 하는데 이 빗살에 작은 알갱이로 된 플라스틱이 박혀 있기에 행여나 이빨로 물어뜯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맘에 치운다고 치웠지만 어느새 단비의 손에 침 범벅이 된 빗이 쥐여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매의 눈으로 빗살을 보니 알갱이 하나가 없습니다! 놀란 마음에 냉큼 손가락을 입속에 넣어 입안을 휘저으며 그 작은 알갱이를 건져냈습니다. “휴~다행이다!” 목으로 넘어가지 않은 상태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 행동에 단비가 놀랐는지 통곡을 하며 울기에 안고서 토닥토닥하며 왜 그랬는지 이야기하며 달래주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울음을 그치고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웃음을 되찾았지만 어느새 또 돌돌이 테이프를 빨고 있는 걸 발견합니다. 그것은 집 안 곳곳에 있는 온갖 먼지와 찌꺼기 머리카락 벌레…등등이 묻어 있기에 다급한 말투로 “야~! 안 돼~ 입으로 빨지 마”라고 하며 “다른 것 가지고 놀자” 하며 안전한 장난감을 손에 쥐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단비는 그것들에는 별 흥미가 없는지 던져버립니다. 아무래도 혼자 아기를 돌보다 보니 여러 집안일을 함께 해야 되는 상황이라 많은 시간을 같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비가 이리저리 기어 다니며 손에 닿는 대로, 눈에 보이는 대로 입으로 가져가고 물고 빠는 게 아닌지…점점 행동 범위도 넓어지고 활동량도 넘쳐날 텐데, 계속 안 돼!~ 하지 마!~그만!~ 이러한 말보다 좀 더 부드러운 말로 아이의 형편을 살피며 지혜롭게 이야기해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내 마음은 “하나님 저의 입술에서 딸의 형편을 살펴 지혜롭게 말할 수 있는 엄마가 되도록 성령께서 마음과 생각을 씻어주세요.”라며 기도합니다. 왜냐하면 단비가 비록 지금은 말을 잘 못하며 그 의미도 깨닫지 못하지만 듣는 귀가 있기에 아름다운 말을 많이 해주면 성장해서 아름다운 말이 그 아이의 입술에서 흘러나올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육아 생활을 하면 할수록 저의 부족과 연약함을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의 양심을 깨우쳐 그리스도께로 인도하시는 성령님이 함께 하셔서 감사드리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딸의 해맑은 웃음과 애교를 볼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쁨과 감사가 넘쳐납니다.

주님께서 우리 가정에 주신 기업, 사랑스런 단비가 마지막 때 귀한 일꾼으로 자라가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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