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 201-250 229호 눈물샘 터진 날

[초아야 사랑해] 눈물샘 터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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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볼일에 동행한다고, 초아도 일찍 하원 시키고 길을 나섰다. 볼일을 잘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빠 엄마가 대화할 때 기다리지 못하고, 중간중간에 끼어들거나 방해하는 아이. 아무리 주의를 줘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과한 관심과 칭찬을 받아 버릇없고 교만해질까 봐 내심 걱정도 되는 게 사실이다.

아이는 오늘따라 짜증스럽게 발을 확 뻗어 신발을 내동댕이쳐지게 한다. 좀더 자라면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가만있을 엄마가 아니다. 어떻게 아이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교정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엄마니까. “초아야, 엄마 어릴 때는 맛있는 음식이 생기면, 어른들이 드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고 그랬어. 어른들이 말씀하실 때는 아이가 끼어드는 게 아니야. 기다리는 거야. 그게 예절이야…”

그런데 초아의 돌발행동에 엄마는 말문이 막히고 만다. “아, 잔소리 듣기 싫어~.”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머리를 흔드는 것이다. 엄마는 당황했고, 순간 생각이 많아진다. ‘얘가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하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정말 많이 컸구나. 내 이야기를 잔소리로 들었구나. 내가 지혜가 부족하다. 길게 이야기하지 말아야 하는데. 내가 했던 말에 아이는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그러면서 아이에 대한 서운함이 밀려오고, 속상해지면서 육아에 대한 자신감이 확 떨어지고 울컥한다. 싸~해지는 분위기를 느끼며 아이는 사태수습에 들어간다. “엄마 물병 뚜껑 열어주세요.” 하며 엄마를 한 번 쳐다보고, “엄마 뚜껑 열어주세요.” 하며 엄마 손을 갖다 물병에 댄다. 마음이 상한 엄마는 아이에게 대꾸도 하지 않고, 눈 마주치기도 피한다. “엄마한테 부탁하지 마세요.

초아가 엄마 이야기를 잔소리로 들으니까 앞으로 엄마가 초아한테 말 안 할게.” 엄마는 복잡한 감정을 억제하며 쐐기를 박는다. 중간에서 아빠가 이 묘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한다. “우리 찬송 부를까?” 그러나 아무도 호응이 없다. 초아는 계속 물병 뚜껑을 구실로 엄마 입을 열려고 한다. “초아야, 이제 그만해. 초아가 엄마 말씀을 잔소리라고 안 들었잖아. 그러니까 엄마한테 뭐 부탁하지 마세요. 알았어요? 이해했어?” 쉽게 엄마 입이 열리지 않을 것을 아는 아빠가 중재에 나선다.

“이해 안 되는데요?” 초아의 뻔한 대답에 아빠는 동요하지 않고 다시 또박또박 정리하듯 말씀하신다.” 초아가 엄마 말씀하시는데 잔소리라고 했지! 그러니까 이제 초아가 혼자 알아서 하세요. 엄마한테 부탁하지 말고..” 이렇게 흘러가면 초아는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자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입을 꾹 다물고 차창 밖을 바라보는 엄마에게 아이는 조심스레 말한다.

“엄마 미안해요.”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하며 심장이 뜨거워지던 엄마의 눈망울이 흔들리고 있었다. 엄마는 비로소 젖어든 눈으로 아이를 내려다보며 아이와 눈을 맞추는데, 아이도 금세 코가 빨개지며 맑던 눈동자에 이슬이 맺힌다. “미안…했어?.” 엄마는 목이 메는 소리로 울먹이며, “초아야… 엄마는 너–무 마음이 아팠어.” 그리고는 두 모녀는 서로 부둥켜안고 한참을 소리 죽여가며 울었다. 아이가 우는 모습에 엄마가 울고, 엄마가 우는 모습에 아이가 운다.

성령께서 두 모녀의 마음을 만지시고 싸매시는 시간이다. 안식일이 다가오는 시간에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주님께로 향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엄마의 속절없는 마음을 주님께 붙들어 매기를 간절히 원한다.
“초아야, 우리 마음을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할까?”

“네.”
“하나님.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세요. 엄마가 초아에게 잔소리하지 않고, 친절하게 말하게 도와주세요. 초아가 아빠엄마의 말씀을 잘 듣고 기다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우리에게 예수님처럼 친절하게 말하고 사랑으로 대할 수 있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초아는 아멘으로 화답하며, 한참을 더 운다. 눈물샘이 터진 것 마냥 그칠 줄을 모른다.
“초아야, 이제 그만 울어. 더 울면 머리도 아프고 힘들어. 왜 그렇게 많이 울어…”
아이는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에 흠뻑 젖은 눈으로 엄마를 본다.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더 말을 잇지 못하고 또 엉엉 울어버린다. 그 말에 엄마 눈도 또 젖어든다. 여섯 살 어린아이의 마음을 성령께서 만지실 때 죄를 깨닫게 되고, 죄의 아픔을 느끼고, 회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타고난 죄의 본성과 충돌할 때, 죄의 유혹에서 투쟁할 때, 아이가 곧바로 말씀에 순종하고, 의로운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아빠 엄마가 돕는 손이 되어야겠다. 더 사랑하고 더 인내하여서 하나님 아버지의 품성을 올바로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밝은 꽃으로 돌아온 초아는 제일 좋아하는 엄마쭈쭈에 고사리손을 갖다 대며 까르르 웃는다. 그리고 속삭인다.
“엄마 사랑해요.”
아빠도 엄마도 초아를 정말 정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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