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 201-250 222호 제2부 그리스도의 고통과 죽으심

제2부 그리스도의 고통과 죽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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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구시 즈음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질러 가라사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마 27:46)

구속의 고통

이제 영광의 주께서는 인류를 위한 대속물로서 운명하고 계셨습니다. 그분의 귀중한 생명을 거두실 때에 그리스도께서는 승리의 기쁨으로 들뜨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것은 숨이 막힐 듯이 침울했습니다. 그분을 억누르고 있는 것은 죽음의 공포가 아니었습니다. 그분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을 자아내게 한 것은 십자가의 고통과 치욕이아니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고통 당하는 자 중에 제 일인자이셨으나 그분의 고통은 죄의 유해성을 느끼는데서 오는 고통, 인간이 죄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죄의 흉악성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아시는 데서 오는 고통이었습니다. 죄가 인간의 마음속에 너무나 깊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과 죄의 권세를 깨뜨리고 나오려는 사람은 너무도 적다는 것을 그리스도께서는 아셨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도움이 없이는 인간이 멸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아셨고 수많은 사람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죽어가고 있는 것을 보셨습니다.

우리의 대리자요 보증인이 되시는 그리스도께 우리 모두의 죄가 놓여졌습니다. 우리를 율법의 정죄에서 구속하시려고 그분은 범죄자로 헤아림을 받으셨습니다. 아담의 모든 자손의 죄가 그분의 마음을 눌렀습니다. 불법으로 인하여 생긴 죄에 대한 하나님의 불쾌하심 곧 그분의 무서운 진노가 당신의 아들의 영혼을 전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온 생애를 통하여 타락한 세상에 아버지의 자비와 용서하시는 사랑에 대한 좋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죄인들의 괴수를 위하여 구원을 베푸시는 것이 그분의 과제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분이 지신 죄의 엄청난 무게로 인하여 그분은 화해를 나타내는 하나님의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이 최대의 고민의 시간에 구주께로부터 하나님께서 당신의 얼굴을 돌리심으로 인하여 인간이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슬픔이 그분의 마음을 찔렀습니다. 이러한 고민이 너무 컸기 때문에 그분은 육체적 고통을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사탄은 맹렬한 유혹으로 예수님의 마음을 쥐어짜듯이 괴롭혔습니다. 구주께서는 무덤의 문을 꿰뚫어 보실 수 없었습니다. 그분이 정복자로서 무덤에서 나오리라는 희망이 주어지지 않았고, 아버지께서 자기의 희생을 가납하셨다는 말도 그분에게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죄를 심히 미워하시기 때문에 그분은 자기가 하나님과 영원히 분리되지나 않을까 두려워하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범죄한 인류를 위하여 자비가 더 이상 탄원하지 않게 될 때에 죄인이 느끼게 될 고민을 느끼셨습니다. 그분이 마신 잔을 그처럼 쓰게 하고 하나님의 아들의 심장을 파열시킨 것은 인류의 대속자인 그분에게 아버지의 진노가 쏟아지게 만든 죄에 대한 의식이었습니다.

천사들은 놀람으로 구주의 절망적인 고민을 목격하였습니다. 하늘 군대들은 그 무서운 광경에서 그들의 얼굴을 가렸습니다. 무생물계도 모욕을 당하시고 숨을 거두시는 창조주에게 동정을 표했습니다. 태양은 이 무서운 광경을 보기를 거절했습니다. 세상을 밝게 비추고 있던 한 낮의 태양이 그 때에 갑자기 없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장례식 휘장 같은 어두움이 십자가를 뒤덮었습니다. “온 땅에 어두움이 임하여 제 구시까지 계속”(마 27:45)하였습니다. 일식이나 다른 자연 현상이 없었는데도 달도 없고 별도 없는 한밤중의 짙은 어두움이 세상을 뒤엎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후세 사람들의 믿음을 굳게 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기적적인 증거였습니다.

그 짙은 어두움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임재가 가려졌습니다. 그분은 어두움으로 장막을 만드시고 그분의 영광을 인간의 눈으로부터 감추셨습니다. 하나님과 그의 거룩한 천사들은 십자가 곁에 계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들과 함께 계셨으나 그분의 임재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만일 하나님의 영광이 구름 속에서 번쩍였다면 모든 관중은 멸망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그 무서운 시간에 아버지의 임재하심에서 오는 위로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홀로 포도즙 틀을 밟으셨으며 백성가운데 그분과 함께 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짙은 어두움으로 인간으로서의 당신의 아들이 당하는 마지막 고민을 가리우셨습니다. 고통중에 있는 그리스도를 본 모든 사람은 그분의 신성을 확신했습니다. 한 번 인간에게 보였던 그 얼굴은 결코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가인의 얼굴이 살인자로서 그의 죄를 나타냈던 것처럼 그리스도의 얼굴은 무죄와 침착과 자비심이 충만한 하나님의 형상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고소자들은 하늘의 인에 주의하지 않았습니다. 조롱하던 군중들이 고뇌의 긴 시간 내내 그리스도를 바라보았으나 이제 그분은 자비스럽게도하나님의 외투로 가려지셨습니다.

죽음의 정적이 갈보리 언덕에 내린 듯하였습니다. 십자가 주위에 모였던 무리는 형언할 수 없는 공포심에 사로잡혔습니다. 저주와 욕설은 도중에 멈춰졌습니다. 남자들과 여자들과 어린 아이들은 땅에 엎드렸습니다. 때때로 밝은 번개가 구름 속에서 번쩍여 십자가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구주를 환히 비추었습니다. 제사장들과 관원들과 서기관들과 사형 집행자들과 폭도들은 모두 다 저들이 보복을 받을 때가 이른 줄로 생각했습니다. 잠시 후에 어떤 사람들은 이제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내려오실 것이라고 속삭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가슴을 치고 무서워 울부짖으면서 더듬 더듬 도성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습니다.

제 구시에는 어두움이 백성들에게서는 걷혔으나 아직도 구주를 덮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분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 고민과 공포의 한 상징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의 눈도 십자가를 둘러있는 그 어둠을 꿰뚫어 볼 수 없었으며 고통 당하는 그리스도의 영혼을 싸고 있는 짙은 어둠을 뚫어 볼 수 없었습니다. 성난 번갯불이 십자가에 달려 있는 그분을 맹렬히 공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때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질러 가라사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라고 하셨습니다. 구주의 주위에 짙은 어두움이 머물러 있을 때에 많은 사람은 다음과 같이 부르짖었습니다. “천벌이 그에게 내리고 있다.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주장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분노의 화살이 그를 공격하고 있다.” 그분을 믿는 많은 사람이 그분의 절망적인 부르짖음을 들었습니다. 희망은 그들을 떠나갔습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버리셨다면 그분을 믿은 자들은 무엇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억눌렸던 그리스도의 정신으로부터 어둠이 걷혔을 때에 그분은 다시 육체적 고통을 느끼시고 “내가 목마르다”(요 19:28)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로마 군인이 타는 입술을 바라보고 동정심이 일어나 우슬초 막대기에 해융을 매어 그것을 포도주 그릇에 찍어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그러나 제사장들은 그분의 고통을 보고 조롱하였습니다. 어두움이 땅을 덮었을 때에 그들은 공포에 사로잡혔으나 그 공포심이 사라지자 그들에게는 아직도 예수님께서 도망하시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살아났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고 하신 그분의 말씀을 그들은 오해하였습니다. 심한 멸시와 조소로 그들은 “이 사람이 엘리야를 부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분을 고통에서 놓이게 할 마지막 기회를 그들은 거절하였습니다. “엘리야가와서 저를 구원하나 보자”(막 15:36)고 그들은 말했습니다.

흠없는 하나님의 아들이 십자가에 달리셨으며 그분의 살은 채찍에 맞아 찢어졌고, 그처럼 자주 축복하시기 위하여 펴시던 그분의 손은 나무 막대기에 못 박히셨습니다. 사랑의 봉사로 피곤할 줄 모르던 그분의 발도 나무 기둥에 못 박히셨고, 그분의 고귀하신 머리는 가시관에 찔리셨습니다. 그분의 떨리는 입술은 비통의 부르짖음을 발했습니다. 그분이 참으신 모든 것 곧 그분의 머리와 손과 발에서 흘러내린 핏방울과 그분의 몸을 괴롭힌 고통과, 아버지께서 얼굴을 숨기심으로 그분의 영혼을 가득 채웠던 말할 수 없는 고민은 우리 인류 각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이와 같은 죄악의 짐을 지기로 동의하신 것은 다 그대를 위함이다.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그분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낙원의 문을 여신다고 선언한다. 성난 파도를 잔잔케 하시고 거품이 이는 파도 위를 걸으셨으며 귀신들로 떨게 하시고 질병이 물러가게 하셨으며,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고 죽은 자를 살리셨던 그분이 자기 자신을 제물로 십자가 위에 바치셨다. 이것은 다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신 것이다. 죄를 짊어지신 그분은 거룩한 공의의 진노를 견디시고 그대를 위하여 죄 그 자체가 되셨다.”

사람들은 말없이 그 무서운 마지막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태양이 비치고 있었으나 십자가는 여전히 어둠에 싸여 있었습니다. 제사장들과 관원들이 예루살렘을 바라보니 빽빽한 구름이 도성과 유대 평야를 덮고 있었습니다. 의의 태양이시요 세상의 빛이신 그분은, 한때 은총을 받았던 예루살렘 도성으로부터 그분의 광선을 거두고 계셨습니다. 하나님의 진노의 맹렬한 번갯불이 운명지워진 도성에 내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어두움이 십자가에서 걷혔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는 삼라만상을 울리는 듯한 나팔 소리같은 맑은 음조로 “다 이루었다”, “아버지여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눅 23:46)라고 부르짖으셨습니다. 한 줄기 빛이 십자가를 둘렀으며, 구주의 얼굴은 해와 같은 영광으로 빛났습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머리를 가슴 위로 떨구시고 운명하셨습니다.

표면상으로는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 같으신 그리스도께서는 무서운 암흑 중에서 인간이 마셔야 할 고통의 잔을 남김없이 마셨습니다. 이 무서운 시간 동안 그분은 이제까지 그분에게 주셨던 아버지의 가납하심의 증거에 의지하였습니다. 그분은 아버지의 품성을 잘 알고 계셨으며 그분의 공의와 자비와 크신 사랑을 이해하고 계셨습니다. 그분은 자기가 즐겨 순종하던 그분을 믿음으로 의지하셨습니다. 그분이 순종하는 마음으로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 맡겼을 때에 아버지의 은총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은 없어졌습니다. 믿음으로 그리스도께서는 승리자가 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심

이 세상은 전에 이런 광경을 목격한 적이 결코 없었습니다. 군중들은 넋을 잃고 서서 숨을죽이고 주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두움은 다시 땅을 덮었고 맹렬한 천둥소리와 같은 둔탁한 울림이 들려왔습니다. 무서운 지진이 일어나고 많은 사람이 함께 흔들렸습니다. 극도의 혼란과 경악이 계속되었습니다. 근처 산에서는 바위들이 산산이 갈라져서 평야로 굴러떨어졌습니다. 무덤들이 갈라져 열리고 시체들이 무덤 밖으로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삼라만상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사장들과 관원들과 군사들과 사형 집행자들과 백성들은 무서워서 숨도 못 쉬고 땅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다 이루었다”(요 19:30)는 큰 부르짖음이 그리스도의 입술에서 나왔을 때에 제사장들은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는 저녁 제사를 드릴 시간이었습니다. 그리스도를 표상하는 양을 잡기 위하여 끌고 왔습니다. 의미 깊고 아름다운 예복을 입은 제사장은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을 죽이려고 하던 때와 같이 칼을 높이 들고 서 있었습니다. 큰 흥미를 가지고 백성들은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께서 친히 가까이 오시자 땅은 떨며 흔들렸습니다. 성전 안의 휘장이 소리를 내면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하여 위에서부터 아래로 찢어져 한때 하나님의 임재로 충만했던 곳이 군중의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열려 제쳐졌습니다. 그 곳에 쉐키나가 거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곳 시은소 위에서 당신의 영광을 나타내셨던 것입니다. 대제사장외에는 아무도 이 부분과 성전의 다른 부분을 갈라 놓는 이 휘장을 쳐들 수 없었습니다. 대제사장은 일년에 한 번씩 백성의 죄를 속하기 위하여 그 곳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이 휘장이 두 조각으로 찢어진 것입니다. 지상 성소의 일부인 지성소는 더 이상 거룩한 장소가 아닙니다.

모든 것이 공포와 혼란뿐이었습니다. 제사장은 희생 제물을 죽이려 했으나 칼은 그의 무기력한 손에서 떨어지고 양은 도망쳐 버렸습니다. 모형이 하나님의 아들의 죽음으로 원형과 마주쳤습니다. 큰 희생이 이루어졌습니다. 지성소로 가는 길은 열렸습니다. 새로운 삶의 길이 만민을 위하여 준비되었습니다. 더 이상 죄 많고 슬픔에 찬 인간들은 대제사장이 나오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제부터는 구주께서 모든 하늘의 하늘에서 제사장과 대언자로서 직무를 행하실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예배하는 자들에게 힘있는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말한 것 같았습니다. 이제 죄를 위한 모든 희생과 제사는 끝났습니다. “하나님이여 보시옵소서 두루마리 책에 나를 가리켜 기록한 것과 같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러 왔나이다”(히 10:7)는 당신의 말씀대로 하나님의 아들이 오셨습니다. 그분은 “오직 자기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히 9:12) 들어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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